자유글 / 인사말

콩나물을 다듬으며..

  • 글쓴이 배원옥 날짜 2012.12.01 11:54 조회 874 추천 0
콩나물을 다듬으며
나는 나란히 사는 법을 배운다
줄이고 좁혀서 같이 사는 법
물 마시고 고개 숙여
맑게 사는 법

콩나물을 다듬으며
나는 어우러지는 적막감을 안다
함께 살기는 쉬워도
함께 죽기는 어려워
우리들의 그림자는
따로 따로 서 있음을

콩나물을 다듬으며
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쓸데없는 것을
나는 가져서 부자유 함을 깨달았다
콩깍지 벗듯 던져 버리고픈
물 껍데기뿐
내 사방에는 물 껍데기 뿐이다

콩나물을 다듬으며
나는 비로서 죽지를 펴고
멀어져 가는 그리운
나의 뒷 모습을 보았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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